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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살리는 인생, 사람살리는 교육_한양대 동문 기사
    Leo Life 2013. 10. 8. 11:17

    2013년 9월 27일자 한양대 홈페이지(www.hanyang.ac.kr)의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 삶을 꿈꾼다. 하지만 인생에서 느끼는 열등감과 타성에 젖어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에 종속돼 살아간다. 그런데 아주 평범한 한 청년이 '대안학교'를 접한 후 자신의 틀 뿐 아니라 주변 이들의 삶에 대한 자세까지 바꾸는 생활 속 혁신가가 됐다. 대안학교에서 무엇을 얻었기에 삶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일까. 대안교육가 박성종 동문(교육대학원 일반사회교육) 의 이야기를 인터넷한양이 들어봤다.

     

    '학습된 무기력'을 극복하기까지

    박성종 동문은 법대생이었다. '서울에 있는' 법대를 가고자 지방 소재 대학의 장학금을 포기하고 2년 늦은 나이로 입학했다. 법학은 잘 몰랐지만, '법대 출신에 고시를 합격해서 판검사를 하는 것이 출세의 길'이라는 시골 부모님의 말씀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생이 될 때 제 자신에 대해 깊이 탐색하지 않았어요. 왜 법을 공부해야 하는지 철저한 검토도 없었고, 제 선택을 책임지게끔 내린 결정도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군대와 대학시절을 보내고 보니 20대 후반이 됐습니다. 그제서야 이유 없는 도전에 지쳐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저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자는 다짐을 미뤄둔 채 그저 책과 씨름만 해온 거죠."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법대도서관 컴퓨터로 '한국리더십학교'를 검색하고는 운명처럼 이 학교에 지원했다. "문득 한국리더십학교가 저의 20대를 변화시킬 최고의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지원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바로 지원서를 작성했어요. 한국리더십학교는 크리스천 사회지도자를 양성하는 네트워크입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과 동기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저에 대해 고민하게 됐죠." 박 동문은 "'테두리가 주는 안위함'때문에 잃어버린 열정을 다시 찾은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예전의 저는 학과가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대학교 밖에 뭐가 있는지도 조사해보지 않았거니와 조사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어요. '테두리'가 그저 보호막이라며, 이를 벗어나면 모든 것이 끝나버릴 것 같은 불안함에 살았죠. 이런 제게 한국리더십학교는 혁신의 계기였습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그는 고민을 계속했다. '나는 무슨 강점을 가졌는가'에서 시작된 고민은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그 동안의 공부가 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앞으로는 제 강점에 집중하면서 탁월함을 발휘하고 싶었습니다. 현재의 제약, 불만족을 모두 내려놓고 제가 살고 싶은 미래를 꿈꿔보니 '사람 살리는 인생'이라는 답이 나왔어요. '그럼 어떻게 사람을 살릴까'하는 질문의 답을 찾다 보니, 사람을 살리는 분야가 '교육'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저의 모토 '사람 살리는 인생, 사람 살리는 교육'이 탄생했어요."

    그는 고민의 과정에서 '교육'을 찾아냈고, 그 중에서도 '대안교육'에 집중했다. 관련자료를 파헤치고 현장에 있는 교사들을 수소문했다. 그 결과 박 동문은 분당 '이우학교'와 첫 인연을 맺게 된다. 박 동문은 이우학교 내 '함께여는교육연구소'에서 총무로 일하며 교육 현장을 만났다. 그리고 차근차근 마음에 품었던 꿈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이우학교 아이들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정말 밝았거든요.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잠만 잤는데 이 곳의 아이들은 신나게 학교를 다니고 있더라고요." 이우학교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니 직접 학생들을 만나 가르치고 싶어졌다는 박 동문. 그는 마침 기회를 잡아 함께여는교육연구소에서 필리핀의 '생명나무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1년 동안 무급인턴으로 사회를 가르치며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됐다.

    생명나무학교는 경쟁을 지양하고 협동학습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 한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고 무관심하지도, 잘 하는 아이만 끌고 가지도 않는 '낙오자 없는 교육'. 그가 꿈꾸던 교육이었다. 생명나무학교의 '무학년제, 무등수, 맞춤형 교육'은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필리핀에서의 1년이 제가 교육가의 길을 걷는 것이 옳다는 확신을 줬습니다. 제가 더 자격을 갖춘 후 이 분야에서 일 해야겠다는 결심도 했고요. 이전에는 그저 법대생에 아이들과 깊이 있게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었고, '사람 살리는 인생'이라며 교육을 선택하긴 했지만 정확하게 그것이 뭔지는 몰랐어요. 맛보려고 조금씩 노력하고 찾아보긴 했지만 확신도 없었던 거죠."

     

    180도 뒤바뀐 삶의 자세

    그의 다짐은 우리대학 교육대학원 진학으로 이어졌다. 돌고 돌아 서른이 넘은 나이에 택한 대학원이었다. "법대에서 일반사회교육 전공을 선택하기까지 제 자신에 관한 성찰이 가장 큰 기준이었습니다. 법대 입학의 책임을 부모님께 전가했다면, 교육대학원 입학의 책임은 제 것으로 받아들였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확신 덕분인 것 같아요. 확신이 생기니까 자격을 갖추고 인정받는 교사가 되고자 하는 열망도 커졌어요. 한양은 제가 고민했던 대안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을 발표로, 보고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주었습니다. 삼십대의 한양과의 추억은 '진정된 인간'이 누리는 배움과 좋은 동료들로 가득 차 있어요."

    그는 충분히 연구에 몰입하기 위해 직장 생활을 병행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기획홍보실에서 매일 14개의 중앙일간지를 스크랩하면서 세상을 분석하는 눈을 배웠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을 거쳐 서울시대안교육센터에서는 교육연구팀장으로서 서울시 대안학교 현황과 실태를 연구했어요. 교생실습으로 일을 잠시 그만뒀다가 현재 미지센터에서 좋은 교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문화교류, 여행을 통한 배움의 근본 원리와 실무를 익히고 있습니다."

     

     

     

    사람 살리는 인생, 사람 살리는 교육

    박 동문은 대안교육의 어떤 면에 반한 것일까. 대안학교는 학생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 지가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지양한다. 스스로가 결정하게끔, 찾게끔 도울 뿐이다. "대안교육이 무조건 대학입시와 사교육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가 정말 원하는 대학과 원하는 학과에 입학하기 위해 입시가 필요하다면 학원을 권하기도 합니다. 다만, 대안학교는 대학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예요. 사교육을 하고 말고는 대안학교와 관련 없이 자기자신이 주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문제죠."

     

    경쟁사회가 주는 스트레스와 압박, 미래에 관한 불안에 짓눌리다 보면 누구나 조바심을 내고 조급하기 마련이다. 그런 조바심과 조급함은 스스로를 성찰할 시간을 빼앗는다. 삶을 조금 맛보게 할 진 몰라도, 성숙할 기회는 될 수 없다는 것. "남들보다 대학을 늦게 들어가서 그런지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조바심이 났습니다. 고시공부를 한다는 것으로 제 자신을 달래며 조바심을 극복하려 했고요. 하지만 금세 길을 잃었고 20대의 열정이 그렇게 꺼졌습니다." 그는 '고시'라는 '테두리가 주는 안위함'으로 진정한 자신의 발견을 유보했다. 돌이켜보니 밖에서 만지고 깨지고 도전하는 20대의 열정이 훨씬 자신에게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한참 뒤의 일이었다. "그렇게 미뤄온 시간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대안교육을 꿈꾸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박 동문은 대안학교형태의 작은 학교 설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학부를 졸업하고 '사람 살리는 인생'으로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어, 그런 교육을 찾다 보니 대안학교를 만났고 한국리더십학교에서부터 미지센터를 거치며 다양한 교육을 경험한 것. 또, 교육대학원과 교육실습으로 한국교육을 살펴본 시간. 이 모든 과정은 그의 목표에 닿기 위한 '운명적인 계단'이었다. "나이가 들기도 했고 세상물정도 좀 알게 되니 요즘은 이상 같기만 했던 제 꿈을 구체화하고 있어요. 때론 글로 정리해서 공유하고, 작은 학교로 괜찮겠다 싶은 장소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고 영상을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자신의 손을 거쳐 살아날 '사람'과 '삶'을 구상하며 매일을 살아가는 박 동문. "정원 50명 이내의 작은 학교를 만들되, 각각 도시와 시골에 위치한 한국캠퍼스와 해외캠퍼스를 순환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싶어요. 중고생 학력을 최소한 검정고시를 통해서라도 얻도록 교육하되, 작은 학교인 만큼 학생들이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배울 수 있는 프로젝트학습과 연구학습이 커리큘럼의 주를 이룰 겁니다. 자기 비전에 대한 탐색과 무한한 잠재성도 발견하고, 관련 인턴십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 어딜 가든 세상과 벗할 수 있는 아이들을 배출하고 싶습니다."

     

     



    양혜연 기자
    hyeon157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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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민 사진기자
    marie96@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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