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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DEC 2017 in Tokyo #1. 아시아 태평양의 민주교육을 만나다.
    사람살리는 교육/대안 교육 2017. 8. 3. 17:47

    APDEC 2017 in Tokyo

    #1. 아시아 태평양의 민주교육을 만나다.


     

    나는 지금 IDEC을 모체로 하는 APDEC이라는 아시아 태평양 민주교육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교육 컨퍼런스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한국에서는 대개 대안교육 진영의 교육운동가들이 참가하고 있다. 8월 1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8월 5일 폐회식까지 매일 오전은 기조강연으로 영국의 섬머힐, 호주의 커렌베너스쿨, 일본의 프리스쿨과 슈레대학, 이스라엘의 에듀케이션시티, 인도의 스쿨스캡, 대만(미정)의 민주교육 프로그램 중 한 곳이 준비되어 있고, 오후에는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건신대학교 대안교육학과 하태욱 교수님을 비롯하여 대안교육연대, 서울시학교밖청소년센터, 그리고 간디학교, 레드스쿨, 삼각산재미난학교, 산어린이학교 등 다양한 대안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다. 

     

    APDEC이 열리고 있는 NYC(National Institution For Youth Center)

     

    APDEC ⓒ박성종

     

     APDEC 전체 프로그램 ⓒ박성종

     

     

    컨퍼런스 문 앞 환영 ⓒ박성종


    APDEC의 공식명칭은, Asia Pacific Democratic Education Conference이다. '아시아 태평양 민주교육 한마당'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APDEC은 IDEC(International Democratic Education Conference, http://idec2017.org)을 모체로 하고 있는데, IDEC은 세계 각국의 민주교육을 지향하는 대안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연구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고, 연대를 모색하는 세계 대안교육인들의 잔치이다. 1993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열린 후 매년 개최국을 바꿔가며 열리고 있다. 올해로 24주년을 맞이한 IDEC은 3월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이스라엘에서 개최되었고 약 1,000명의 민주주의교육 관계자들이 참가하였다(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1277872). 이러한 맥락 안에서 APDEC은 아시아 태평양이라는 지역적 특징과 문화적 유산을 공유하는 아시아 민주주의교육가들의 의해 조직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근대화를 이루고, 근대교육의 제도화를 통해 드러난 교육적 병폐에 관해 공감대가 있는, 그리고 그 문제를 대안적인 방식, 민주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 온 아시아 교육가들의 모임이 바로 APDEC의 정신의 기초인 것이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의 동남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의 대안교육운동가들이 모여 작년 대만에서 첫번째 컨퍼런스를 개최하였고, 올해는 도쿄에서 약 500명 정도의 참가자들이 함께하고 있다(http://2017.apdec.org).

     

    오후 워크숍 ⓒ박성종

     

    오후 워크숍은 누구나 자유롭게 진행한다 ⓒ박성종

      


    8월 2일 수요일.

    기조강연1. Cecelia Bradley, Australia


    대망의 첫 번째 기조강연은 영국 써머힐의 Henry Redhead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사정이 생겼나 보다. 그래서 두 번째 발표자였던 호주에서 온 Cecelia Bradley가 기조강연을 열었다.

    "기조노트 스피킹 방식은 한 사람이 자기 생각을 단순히 전달하는 방식으로 민주적인 교육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도 상호소통하는 교육방식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옆 사람과 자기를 소개하고 호주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토론을 해보세요.

    기조강연 ⓒ박성종

     


    이렇게 시작된 Cecelia의 강연은 호주와 파퓨아 뉴기니의 인문적 상황을 간략히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홈스쿨링, 민주교육 현장의 법제화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권리는 부모에게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정부의 이런 공적인 통제에서 해방되지 못했을까요? 교육 자금 등 어려움이나 불법 운영의 기소 가능성 등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저희는 지난 APDEC 대만에서 이러한 것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열공모드 ⓒ박주희

     
    호주의 불평등 교육제도에 관해 극복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독립학교(Independent)를 운영하게 되면 대개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주 학교운영비용인 수업료를 높이면 교육불평등의 문제라는 다른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호주에서는 SES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2001년부터 대안학교에 연방정부의 재원을 보조하고 있고, 재정 재원이라는 것이 교육권이라는 개념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 그래서 2010년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재원이 확정 SRS(1인당 호주 4470달러)라는 제도를 통해 확정되기도 했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에 대해 일정한 재원을 지급하고,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추가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정부와 27개 정도의 지원에 관한 협약을 진행 중에 있다.

     

    그녀는 고른스크 2.0이라는 시스템에 관해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것은 작은 학교 지원 조달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2017년에는 총 306억 달러를 학교에 지원했다고 한다. 이렇게 호주의 민주주의 교육, 진보주의 교육은 전체적으로 예산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풍부한 자연과 자원 속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호주 민주주의 교육의 강점으로 꼽았다.

     

    "중요한 교육의 가치 4가지를 말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교육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놀이, 배려있는 인간 관계, 부모와 학교, 학생들이 교육의 파트너이고 각각의 역할이 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입니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학교들과 논의하면서 교육의 가치를 이렇게 정리했다고 했다. 


    "아이들이 TV, 게임기를 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놀이가 세계의 일부라고 이해는 하고 있지만, 10명중 9명의 아이들이 TV놀이에 등장하는 로봇의 이름을 구분하지만, 10명 중 3명 밖에 새의 이름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창조력과 우리가 만드는 세계에 관한 신념은 이러한 자연 속에서의 놀이를 강조하고 중요시 해야 합니다." 


    북유럽의 숲학교 발상에 관한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왜 자연이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수 개월에 걸쳐 숲에서 길을 찾고 노는 교육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오두막, 휴게실을 만들 때 어떤 말을 사용하는지 관찰해보면 아이들이 보는 경치는 어른들이 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상상력을 동원하고, 시공을 초월한 언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훌륭한 가이드》라는 책에 그 인류학적 관찰이 잘 정리되어 있다고 했다. 문득 아들이 로봇 이름 잘 외운다고 천재성을 기대하고 있었던 내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정말 알아야 할 언어는 아직 시작도 못했으며, 평생 언어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우리 자녀들이 정말 더 알아야 할 삶의 언어를 우리는 지금 우리가 시스템화한 교육을 통해 배우게 할 수 있는가? 


     

    질의응답시간 ⓒ박성종

     


    Q. 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은 어떤 것인가요?

     

    A. 강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교사와 커뮤니티와의 관계, 소중한 아이들을 맡기는 입장에서 육아에 관한 조언을 제공받을 수는 있는지, 아이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열을 발휘할 수 있는 장소인지,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교인지, 부모도 자신의 발견이 가능하면 더 좋겠다. 아이들의 자신감있는 태도를 볼 때, 당당함을 볼 때, 스스로의 의견을 말하고 협상을 할 줄 아는 아이들을 보면서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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