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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IPC Cultural Evening이란 (IPC의 교사들이 만들어 낸 한편의 창작극)사람살리는 교육/IPC_국제시민대학 이야기 2016. 10. 6. 01:34
IPC Cultural Evening
International People's College(이하 IPC)는 국제시민대학이다. 그만큼 국제적 문화를 공유할 기회가 많다. 32개 국적의 100명의 친구들과 언어, 문화, 그리고 삶을 나누는 일은 수업 못지 않게 큰 배움을 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Cultural Evening(이하 CE)이다. 교사들이 진행하는 CE부터 시작하여, Japanese, African, Asian, European 등 2-3주에 한 번 정도 CE를 진행하게 된다. 물론 그동안 쭉 해왔으니 종종 전설같은 얘기를 듣기도 한다. 작년에 있었던 American CE에서 학교 구석구석 전부를 돌아다니며 Outdoor Activity를 했다는 등...
몇 번 진행되진 않았지만, 나는 IPC 교사들이 진행했던 CE가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교사들 모두가 베테랑인 것도 있지만, IPC 입학에서부터 IPC 생활까지, 역사와 전통, 문화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낸 그들의 창의력이 너무도 멋졌기 때문이다. 그 창작력을 무비, 드라마, 연극, 뮤지컬, 공연으로 엮어 낸 것도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한 편의 완벽한 공연을 본 것 같은 즐거움이 있었다. 다음은 그 때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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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상상도 못했다. 단지 주말 밤에 있을 조촐한 문화나눔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는 '상상 그 이상의 유쾌한 공연'으로 장식된 IPC 교사들의 팀워크의 향연을 보게 되었다. 어떤 공연이 이보다 더 강한 메세지를 전달 할 수 있을까?
# 1막 "IPC 마법학교로의 초대" at Big Hall
1장. IPC 입학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Hogwarts School of Witchcraft and Wizardry)로 IPC 학생들이 초대된다. 빅홀에는 마법학교 사진이 영상으로 비춰지고 있고 교사들은 전부 마법사의 옷을 입고 있다. 마지막 학생이 들어오면 동영상이 상영된다. 해리포터가 마법학교 입학통지서를 받은 영상을 IPC 합격통지서로 편집했다. 아무리 부모가 학교에 못가게 막아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영상에서 새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굴뚝 안으로 편지가 쏟아지는 장면에서는 빅홀 천장에 숨겨놓은 편지가 실제로 쏟아지게 해서 영상이 현실이 되게 한다. 여러가지로 센스가 돋보인다. 나의 마음은 이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로 가득차기 시작한다.
- 아마도 Angelo 쌤(movie making 수업 등)이 영상편집을 맡았겠지.
호그와트 마법 학교로의 초대
2장. 학교 소개
대장 마법사 소렌 교장쌤의 축하 인사와 학교 소개로 다음을 전개한다. 학생 몇명을 미리 컨택해서 무대에 오르게 한다. 학교규칙을 재미있게 선서하는 것으로 학생파트를 마감. 그리고 교사(니콜라이)를 무대로 불러 선서를 한다. 위트와 재미, 그리고 메세지가 학생들에게 전달된다. 학교의 역사파트는 비틀즈의 'Yesterday' 를 각색한 교장쌤의 독무대이다. 학교의 역사가 담긴 사진 영상과 함께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소렌 교장선생님. 덴마크 뮤지컬의 제왕답게 남자인데도, 아저씨인데도 매력이 철철철 넘친다. * Yesterday는 Sun의 페이스북 참고. https://www.facebook.com/hyesun.chung.54/videos/10206181088071787/
학생 선서
교사 선서(니콜라이 쌤)
3장. Contact group 나누기와 교사들 소개
마법사 두 명이 마법 약을 제조하고 있다. Gertrud 쌤이 교사들이 가르치는 과목을 비유적으로 얘기하면 Angel 쌤이 약을 제조한다. Angel쌤은 진짜 마법사같이 연기한다. 약이 제조되면 가르치는 과목들로 대강 예측된 쌤들이 사회에서 변하기 전의 모습으로 학교에 나타난다. 그리고 IPC Magic Box에서 제조된 마법 약 주사 한 방으로 변화된 삶을 맞이한다. 참 간단하고 지루한 얘기를 웃음과 기대로 바꿔버리는 재능이 있는 IPC 교사들이여.
Gertrud 쌤의 Contact Group
Mette 쌤의 바꿔줄께.
# 2막 "숫자로 보는 IPC 맞추기 게임" at Lecture Hall
컨택그룹으로 나눠서 게임을 한다. 게임의 내용은 숫자로 보는 IPC 맞추기이다.
- 가을학기 학생은 오늘까지 몇명인가? 80몇 명?
- 남자와 여자 비율을? 1:2
- 학교와 헬싱괴르역까지 거리는? 1.7km
- 학교에 M으로 시작되는 이름/닉네임을 가진 사람은? 12명
- IPC가 UN공식 평화사절단으로 참여한 년도는? 1988년
- 소렌 교장쌤이 교장으로 근무한 기간은? 7.5년
- 키친스탭 인원*시설스탭인원*당직쌤인원은? 12명 ㅋㅋ
총 10개 남짓한 이야기들로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를 익힌다.
# 3막 "Student Teacher와 키친 스탭의 역할" at Dinning Room
1장. Student Teacher
Kat과 Sun의 이야기로 막을 연다. 바쁜 일과 중에 둘이 술 한잔 할 여유가 없다. 건배를 하는 순간 학생들에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 10시면 문 닫고 커피와 차를 정리한다. 그리고 말썽 피우는 학생, 우는 학생 해결, 파티룸의 몬스터들도 잘 다스린다. 그냥 봐도 할 일이 많아 보이긴 한다. 학생으로 잘 해야겠다라는 메세지와 ST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라는 메세지를 동시에 갖게 한다.
ST. Sun과 Kat
2장. Kitchen Staff
ST들이 갑자기 키친으로 들어가면서 들어오라고 한다. 어둠 속에서 준비해 놓은 스낵들이 초와 작은 불빛 사이에서 보인다. 키친에서 디스코 음악이 흘러넘치고 모두 키친을 돌면서 춤을 춘다. 와인 몇 잔도 있다. 음악과 함께 만들어진 음식이었구나 한 수 배운다. (참고로 키친스탭들은 매일 키친에서 음악을 틀며 춤을 추는 것만 같다)
# 4막 "지켜보고 있다" at Common Room
살아있는 피터 메니케(IPC설립자) 초상화(뻬뜨르 쌤) 스킷 드라마와 무언극이 이어진다. 뻬뜨르 쌤이 이번 가을학기에 발생한 학교의 에피소드를 얘기하면서 다 지켜보고 있음을 강조한다. 덴마크보다 유명한 한국인 학생, 코펜해균, 일본 친구 중에 Basement에서 길을 잃은 친구 등...재미난 에피소드로 한바탕 웃고 나면, 무언극이 시작된다. Gertrud쌤과 Nikolaj쌤의 사랑 이야기이다. 익살스런 니콜라이의 연기가 참 신이 나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놓고 다니지 마라는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학교의 규정을 잘 지키고 수업을 잘 들으라는 이야기 같아 보인다.
# 5막 "IPC life와 교장 권좌에 대한 도전" at Big Hall & Ground
1장. IPC life 씽크로 나이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6명의 선생님들이 뮤지컬 한편을 올렸다. 바다에서 함께 배를 타고 가는 이야기이다. 다만 청소 도구가 주요 소품이어서 우린 청소도 함께하고, 함께 배를 탄 운명 공동체임을 느끼게 했다. 웃고 또 웃고,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아, 그렇지...
2장. 교장 권좌에 대한 도전
Angelo쌤이 교장이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도전장을 던진다. 힘이 밀린 교장이 운동장으로 나가면서 학생들에게 도와 달라고 한다. 우르르 함께 나가자 10개 남짓의 횃불의 결투장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서로 서로 불뿜기(이걸 뭐라 설명하나..ㅎㅎ 알콜을 입에 넣어 불에 뿜으면 쏟아지는 드래곤 불꽃?) 대결을 한다. 이걸 위해 대결파트를 넣어나 싶기도 하지만, 신선한 경험이다. 교장쌤의 차력쑈라니.
# 6막 "마무리 및 간식" at Common Room
다시 빅홀로 들어와서 전체 일정이 마무리된다. 그리고 커먼룸의 맛있는 케이크로 밤을 맞는다. 1시간 남짓 10여개의 드라마, 뮤지컬, 공연, 영상이 곁들여졌다. 너무 좋다. 하나도 지루하지 않은 데다가, 심지어 교훈까지 뼈에 새긴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유쾌했고, 강렬했던 학교 소개가 아닌가 싶다. CE 그 첫 번째 막이 이렇게 올랐으니 앞으로 문화의 밤은 어떻게 이어가야 하나 고민도 된다.
그러나 문화를 문화라는 문자로 얘기하지 않고 문화의 옷을 입힌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이 학교의 기획력과, 창의력에 무한한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10명 남짓의 선생님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팀워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배우고 또 배웠다.
종종 말로 얘기했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학교가 필요하다고,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런 선생님과 학교가 정말 필요하다고 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있는 것이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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