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마을 선생님과 사회적교육가 정신
박성종(미지센터 교육개발팀장)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1. 들어가며: 세계는 아프다
1) 한국의 10대는 아프다
2011년 12월 경향신문의 특별취재팀이 큰 일을 했다. ‘10대가 아프다’라는 기획기사로 10대가 진짜 얼마나 아픈지 학교현장과 길거리에서 면접 조사를 실시했고, 생생하게 그들의 아픔을 지면에 담아냈다. 떨어지는 국화 한송이를 찍은 1면의 사진에는 청소년의 아픔을 생생하게 담으면서 14살 다훈(가칭)이의 마지막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나는 정말 죽어라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성적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나도 좋은 성적을 얻고 싶었는데 엄마는 친척들이 있는 데서 나에게 모욕을 줬습니다. 내 자존심은 망가졌습니다. 교육만 강조하는 한국의 사회 구조는 잘못됐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교육 현실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는데 무조건 공부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이 싫습니다.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 사회를 떠나고 싶어요. 전 미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스티브 잡스를 만나러 먼저 갈게요. 엄마 아빠, 동생만큼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습니다. 제 무덤에 아이팟과 곰인형을 함께 묻어주세요.”
경향신문 기사의 이야기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1990년대 말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이른 바 기성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항아라는 낙인이 찍힌 아이들이 해마다 증가해왔다. 학교를 그만두면 문제청소년으로 인식되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들이 해마다 전국적으로 7만여명, 서울만해도 1만 3천명을 기록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한국에서 학교를 떠난, 혹은 학교에서 거세당한 청소년들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2) 세계의 10대도 아프다
국제아동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이 3일 발표한 전 세계 불평등 실태와 이 문제가 아동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불평등 보고서(Born Equal)'에 따르면 새천년개발목표(MDGs) 등 국제적인 빈곤퇴치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서 하루 1.25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전 세계 절대빈곤 인구가 1990년 20억명에서 올해 13억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역시 1200만명에서 690만 명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하지만 절대빈곤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득과 거주지역, 성별 등에 따른 상대적 빈곤과 불평등이 더 심화됐고, 이는 아동의 삶에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MDGs의 성취를 넘어서서 소외된 90%의 청소년이 안식을 누릴 공간은 어디인가? 그리고 전세계 절대빈곤의 문제와 불평등의 문제는 누가 책임져야하는가? 어떠한 방법으로 극복할 것인가? 절대 빈곤수의 10%를 청소년이라고 한다면 아직도 전세계에는 1억명 이상의 청소년이 절대 빈곤으로 죽음의 문턱을 오고 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세계는 지금도 아프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된 청소년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가득하다. 이러한 세계사회의 문제를 나와 공동체의 문제로 공감하고, 창조적 파괴가 아닌 창조적 회복을 꿈꾸며, 사회적교육가 정신으로 세계문제해결을 위해 작은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나는 ‘지구마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사는 곳 어디나 즐거운 배움터로 일구어가는 지구마을 선생님의 기획, 실행, 그리고 확신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구마을 선생님의 요건을 살펴보고 미지센터의 사업들을 통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지구마을 선생님의 요건: 사회적교육가 정신(Social Edupreneurship)
1) 사회적기업가 정신
사회적교육가 정신을 말하기에 앞서 가장 유사한 개념인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정의해보고 그 구성요소를 분석해 보자.
(1) 사회적기업가 정신의 정의
사회적기업가 정신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디스(Greg Dees)는 “기업가란 사회의 생산력을 향상시키고, 경제적인 변화로 나아가게 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한 경제학자 장 바티스트 세이(Jean Baptiste Say)와 조셉 슘페터(Joshep A. Schumpeter)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사회적 기업가란 “공공 가치를 창조하고,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고 혁신하고 적용하며, 대담하게 행동하고, 그들이 통제할 수 없는 자원을 사용하며, 책임감이 있는 특징이 있다.” 라고 정의하였다.
사회적기업가의 역할에 관해 로저마틴과 샐리 오즈버그는 “안정적이지만 내재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균형상태를 새롭고 안정적인 균형상태로 전환시켜 잠재력을 발산하고, 대규모로 고통을 완화하는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정의하였다. 또한 사회적기업가의 임무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품고 그 의미의 진가를 깨달으며, 실행 가능한 단계들을 구성하여 변화의 동력을 만들도록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고 데이비드 본스타인·수전 데이비스는 말하고 있다.
사회적기업가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아쇼카재단의 창업주 빌드레이튼(Bill Drayton)의 정의를 빌리자면, 사회적기업가란 사회의 문제를 자신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실천을 유도하여 혁신적인 사회의 변화로 바꾸는 사람이고, 사회적 기업이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실행하며, 사람들을 동기 부여하여 사회를 바꾸는 큰 혁신조직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사회적기업가 정신은 관점의 전환능력과 사회 문제에 관한 통찰과 공감능력, 혁신적인 도전의식,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사명의식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2) 사회적기업가 정신의 구성요소와 통합적 프레임웍
배귀희는 사회적기업가 정신 개념구성에 관한 연구(배귀희, 2011)에서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구체적으로 개념화하기 위해 사회적기업가 정신의 구성요소를 4가지로 분석하였다.
· 혁신추구성(innovation): 새로운 방법 혹은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거나 조직 혹은 기업의 변화를 촉진하는 것
· 위험감수(risk management): 조직의 내적・외적 운영시에 나타나는 특성으로 전략적 의사결정과정에서 조직이 당면하는 실질적인 위험을 분석하는 것
· 진취성(proactiveness): 상대 조직들이 새로운 프로그램, 서비스 혹은 정책들을 수행하기 이전에 실행함으로써 미래에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는 것
· 사회적 목적(Social Mission): 가장 분명하고도 핵심적인 개념으로서 사회적 기업가들이 주어진 사회적 환경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로서 개인적 혹은 사적인 가치들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것
Weerawardena & Sulllivan(2007)은 사회적기업가 정신에 대한 다차원적 모형을 개발하였는데 그들은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창출은 사회적 기업이 처한 환경과 사회적 미션, 지속가능성이라는 3가지 전제하에서 사회적 기업가의 혁신추구성, 진취성, 위험관리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함수적 관계로 설명하였다. 사회적기업가 정신의 성과는 사회적 가치창출과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바탕으로 이용탁(2009)이 정리한 사회적기업가 정신의 통합적 프레임웍은 아래와 같다.
요컨대, 사회적 기업가정신의 본체는 혁신경영의 방식을 빌어 와 지속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냄에 있다. 과연 그것이 지구마을 선생님과 세계청소년의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2) 사회적교육가 정신
(1) 사회적교육가 정신의 정의
'교육(敎育)'이란 한자는 《맹자(孟子)》의 〈得天下英才而敎育之(천하의 영재를 모아 교육하다)〉란 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글자의 구성면에서 보면 '敎'는 매를 가지고 아이를 길들인다는 뜻이고, '育'은 갓 태어난 아이를 살찌게 한다는 뜻으로 기른다는 의미가 된다. 가르치고 길들이고 기른다는 교육의 본래 뜻은 그 자체로 ‘사회적’이다. 그러나 그 본연의 의미가 퇴색된 요즘 시대엔 굳이 교육에 사회적이라는 말을 덧붙여 ‘사회적교육가 정신(Social Edupreneurship)’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사회적교육가라는 용어를 굳이 경향에 맞춰 적용해 보자면 대안학교의 교사들의 성향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간디학교의 양희규 대표는 “대안적 운동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 시위를 주동하는 식의 일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변화를 구체화하거나 유도해낸다. 잘못된 점을 찾아내는데 머물지 않고 치유책을 고안해낸다. 실용주의자인 이들은 구체적이고 효과적이며 지속적인 해결방법들을 생각해내서 실행에 옮긴다.”라고 대안교육운동가를 정의했다. 즉 대안교육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회적교육가의 특징은 단순히 교육, 즉 가르치고 기르는 일을 넘어서서 교육생태계와 연관된 사회적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인내와 열정을 갖고 끝까지 행동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천력은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는 관점의 전환을 바탕으로 하고 그러한 전환은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것과 같이 새로운 가치를 잉태해 내고 만다. 그래서 스콧 니어링의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은 사회적교육가적 삶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나침반이 된다.
(2) 사회적교육가의 특징
한국에서 교육 변혁의 가장 중요한 사건은 간디청소년학교의 개교이다. 1997년,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에 설립된 간디청소년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일제 대안학교였다. 설립의 중심에 있었던 양희규는 간디학교의 역사적 의미와 간디학교가 이룩한 것에 대해서 언젠가 한 번 정리한 적이 있는데 그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새로운 교육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대안교육 운동의 개척자’ 역할을 해 왔다. 1997년 최초의 상설 대안학교를 만들었고, 입시 중심교육이 아닌 전인성에 초점을 둔 교육을 실천해 왔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 왔던 교육과정이나 문화는 여러 다른 학교들에게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② 인격적 만남과 존중을 기초로 하는 ‘사랑의 교육’이라는 토대를 마련했다. 간디학교가 기존의 학교와 가장 달랐던 점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다. 간디학교 교사들은 학생들과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③ 억압과 강제의 학교 문화를 바꾸어 ‘자유교육’을 추구해 왔다. 자유교육의 중요한 개념과 실천들을 서머힐로부터 배워서 교사와 학생이 모두 참여하는 식구총회를 만들었으며, 공동체 생활의 주요 규칙을 이런 기제를 통해 함께 만들어 갔다.
④ 간디학교는 ‘농촌에서의 교육운동’을 해 왔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도시로, 서울로 집중되는 흐름 속에서 간디학교는 시대의 흐름에 저항했다.
⑤ 동일한 철학 위에서 ‘다양한 모델과 특성의 교육’을 해 왔다. 산청 간디고, 둔철마을학교, 금산 간디학교, 제천 간디학교 등 네 개의 간디학교로 분화·발전해 왔다.
⑥ ‘교사양성과 교사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교사연수원과 교사대학원을 설립·운영해 왔다. 교육에 대한 관점과 견해가 다를 경우, 같은 현장에서 함께 교육해 나간다는 것이 불가능하는 것을 인식했으며, 또 대안교육 운동의 확산을 위해서는 그 어떤 것보다도 ‘준비된 교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⑦ 교사, 학부모, 학생의 긴밀한 협력과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대부분 허울뿐인 학교운영위원회를 학교의 주요 의사결정의 중심으로 세웠으며, 예결산, 교육과정, 학교시설 등 거의 모든 중요한 과정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함께 의견을 내놓고 서로 조정해서 결정하고 있다.
사회적교육가의 특징의 전형도 바로 이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엇이 올바른 교육인지에 관한 고민은 성찰과 철학적 사고로부터 시작된다. 사회적교육가의 환경에 관한 분석과 인식, 그리고 불만족은 바로 이 자기철학의 과정에서 비롯되며 보다 옳은 것을 추구하기 위한 일차적 저항으로 표출된다.
사회적교육가는 패러다임 전환의 마술사이다. 하자작업장학교는 ‘벽없는 학교’로서의 수업중심의 학습패러다임을 깨고 ‘수업없는 학습패러다임’ 에로의 전환을 한 한국 최초의 새로운 학습모델을 제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후로 여행(로드스콜라)을, 독서(공간 민들레, 인디고서원)를, 인턴십(꿈틀학교)을, 마을(성미산학교)을, 자연을 테마로 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이 대안교육계에 전파되었다.
사회적교육가는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교사간의 관계, 학생과의 관계,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모두 교육의 자원이고, 공동체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항상 총회의 의견을 공청한다.
사회적교육가는 하나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성을 추구한다. 혁신을 추구하는 진취성은 대안성과 다양성으로 집결된다.
사회적교육가는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 사회적교육가의 준비는 교육과 삶의 일치 형태로 나타나며, 대안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을 통해 준비시킨다.
사회적기업가와 사회적교육가는 추구하는 가치면에서 이렇게 많이 닮아있다. 이 둘의 특징을 비교해 보면 아래 표와 같다.
|
사회적기업가 정신 |
사회적교육가 정신 |
환경요인 |
환경적 동태성, 기획탐색 |
학교이탈자 증가, 새로운 학습 욕구, 다문화사회로의 도입 |
성격 |
조직혁신의 과정 |
교육공동체로서의 합의 과정 |
구성요소 |
혁신추구성, 진취성, 위기감수, 사회적 목적 |
철학, 패러다임전환, 삶과 교육일치성, 대안성과 다양성 |
가치 |
사회적 가치 및 경제적 가치 창출 |
다양성, 대안성 가치 창출 |
정리를 하자면, 세계의 빈곤 문제 해결은 사회적 기업으로 가능하다. 새로운 자본주의가 주는 관점의 변화는 새로운 삶의 형태를 낳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 청소년의 영역에서 청소년과 관련된 문제는 기업을 통한 자립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청소년의 때를 청소년답게 성장할 수 있는 무언가와 성인의 때를 준비할 수 있는 무언가가 그들에겐 필요한 것이다. 학교를 나오면 세상과 단절될 수 밖에 없는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 어디서든 즐거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교육가가 전세계 곳곳에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에겐 지구마을 선생님이 필요하다. 관점이 세계화된 현실에 뿌리내린 실행력이 필요하다. 삶과 교육을 일치시켜 가장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모델을 창조해 낼 일반선생님들이 필요하다.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에서처럼 세계가 아플 때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한없이 잇닿은 그리움으로 사랑을 전달할 준비된 사회적교육가가 필요하다. 세계시민의 온전한 모형은 바로 또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부는 일상같은 현실에서 한줄기 가능성을 붙잡고 기다리며 준비하는 바보같은 자세 속에 있다. 그래서 미지센터의 문화교류, 국제교류사업은 보석처럼 빛나보이지는 않았지만 청소년에게는 커다란 일상으로 기억되었던 것이다.
구분 |
지구마을 선생님 |
환경요인 |
환경적 동태성, 기획탐색, 세상읽기 |
성격 |
조직혁신의 과정이자 교육공동체로서의 합의 과정 |
구성요소 |
1. 철학과 성찰
2. 패러다임전환을 통한 혁신
3. 삶과 교육을 일치하는 진취성
4. 대안성과 다양성 |
가치 |
다안성 |
지구마을선생님은 위의 표와 같이 사회적기업가 정신과 사회적교육가 정신이 아우러진 예술가이다.
3. 미지 이야기: 스토리가 있는 성장
1) 미지(未知) 예찬
무지(無知)란 사전적 의미로 ‘아는 것이 없음’을 뜻한다. 무지(無知)는 때론 어두운 공간에 홀로 남아 있는 듯한 공포감을 준다. 그런데 미지(未知)의 의미는 무지와 많이 다르다. 사전적 의미로 미지는 ‘아직 알지 못함’을 뜻하며 그 ‘아직’은 무한한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아직’이 메리 토드 링컨의 말처럼 ‘좀 더 편한 시기가 올 때까지 늦추는 습관’을 의미하지만 않는다면 아직은 열정 그 자체이다. 그래서 영어로 번역된 미지는 ‘Undiscovered’라고 한다. 즉 미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 발견만 된다면 기대 이상의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미지센터라는 이름도 아직은 발견되지 않은 청소년의 무한한 잠재성을 센터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도록 돕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 미지센터 소개
미지센터의 사명은 ‘다문화 세계화시대에 창의와 열정을 갖춘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현재 미지센터는 M, I, Z로 사업영역을 구분하여 다문화세계화사업, 창의통찰사업, 열정감수성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지센터가 추구하는 가치는 다음과 같다.
· 관점의 세계화(Glocal Perspective) : 세계화·지역화와 상호의존성에 관한 관점 교육
· 기회의 균등(Opportunity with Equity) : 형평성 있는 문화교류기회 제공
· 도전과 참여(Challenge and Action) : 국제 이슈 해결에 관한 창의적 도전과 참여
그렇다면, 미지는 이러한 의미를 12년간 간직한 채 구체적으로 어떠한 원칙으로 문화교류사업을 진행해왔을까? 미지의 첫 번째 사업운영운칙은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프로그램 기획이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 운영위원회는 스스로 국제교류기획캠프를 진행하고, 미지온데이 때 미지센터의 홍보대사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매 프로그램마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청소년의 시선에서 미지센터를 건설적으로 컨설팅해주고 있다. 미지센터의 다른 운영원칙들은 타문화에 관한 존중, 언어에 구애받지 않는 소통, 평등과 함께하는 기회이다.
3) 희망의 운동화 나눔축제
미지센터의 대표적인 사업인 희망의 운동화 나눔축제를 사회적교육가 정신에 빗대어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희망의 운동화 나눔축제(Shoes of Hope)는 운동화 위에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희망의 이미지를 담아 이를 해외 빈곤 청소년들에게 전달하는 전 세계적인 지구촌 나눔 운동으로 UN 국제 평화와 문화, 그리고 세계 아동을 위한 비폭력의 10년 공식 프로젝트(2001~2010, UNESCO 관장)인 The Art Miles Mural Project(AMMP)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2007년 본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0년까지 총 30,000켤레의 운동화를 우간다의 소년병, 그리고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의 빈곤 청소년, 네팔의 채석장과 벽돌공장에서 일하는 어린이 노동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 2011년에 라오스 북부의 빈곤청소년에게 11,500켤레의 운동화가 전달되었고 2012년에는 베트남 북부 소수민족 청소년들에게 2,368켤레의 운동화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2009년도와 2010년도에 희망의 운동화 사업과 함께 진행한 희망의 도서관 프로젝트(Hope Library)를 통해 설립된 희망의 도서관 1호(캄보디아 씨엠립)와 2호(네팔 카투만두)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여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였다. 이로 인해 각 지역사회에서 도서관의 역할을 증대하고 지역 청소년 및 주민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였다.
사실 운동화가 개발도상국과 세계의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검증되지는 않았다. 혹자는 오히려 돈을 주는게 낫지 않느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적교육가 정신으로 치자면 희망의 운동화는 한국청소년들에겐 세계시민으로 출생신고하는 도장과 같은 것이다. 특히 희망의 운동화 나눔축제 기획단은 매년 어지간한 이벤트회사보다 재밌고 유익한 전시회와 퍼포먼스를 일구어 냈다. 이 기획단이 함께하는 동안 그들은 프로젝트를 통한 성장을 맛보았고 그 성장은 그대로 그림을 그리러 오는 친구들에게 공유되었다. 나는 이것을 ‘스토리가 있는 성장’이라고 부른다. 운동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나중심에서 다른 사람 중심으로 잠시 나와 단절되는 쉼이 곧 축제가 되었고 그것이 바로 성장이 되었던 것이다.
4. 뛰어서 나가며: Beyond 2015
유엔새천년개발목표가 마치게 되는 2015년 이후에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혹시 새천년개발목표가 성취되지 않았더라도 그것을 달성하려는 우리의 의지가 씨앗이 되어 여전히 누군가를 성장시키려는 의지만 지속하고 있다면 성공한 것은 아닐까? 혹시 그 의지를 우리는 사회적교육가 정신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참고문헌]
고병헌외(2009). 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 이매진
대안교육백서(2007). 교육인적자원부
데이비드본스타인·수전 데이비스(2012). 사회적기업가 정신. 지식공작소
배귀희(2011).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 개념 구성에 과한 연구: 구조방정식 모형을 중심으로. 한국정책과학학회보 제15권 제2호, pp.199-227.
유엔새천년개발목표 보고서 2012-2013(2012). 에딧더월드
이용탁(2009). 사회적 기업가정신에 관한 이론적 고찰. 사회적기업연구원 Journal 사회적기업연구 Volume(Issue) 2(2), pp.5-28.